taken by jazzdori / iPhone 3Gs PhoneGrafer App. / ColorCast-M / 2010. 03. 05
오늘 저녁에도 어김없이 창 밖에 불빛들은 빛납니다. 23층. 내방 창문으로 바라보는 야경은 언제나 조용하고 고요합니다. 수 많은 불빛을 내며 빛나는 집과 아파트들. 그 속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겠죠. 나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에 창 밖의 불빛을 바라보면 마치 잭콕 2잔정도를 마신듯한 기분이 듭니다. 밤이라 땅에서 열은 전혀 올라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빛들 사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 합니다. 저녁마다 나를 찾아오는 불빛 울렁증은 말랑말랑한 음악과 함께라면 한껏 고조됩니다. 불빛과 음악과 이유없는 취기가 마구 뒤섞일 때쯤 저는 잠을 청합니다. 머리 속은 호수처럼 잔잔해지고 낮의 기억들은 저와의 작별인사를 하며 제각각 갈길을 찾아 떠납니다. 혼자 잠들기 싫어진 나는 떠나려고 준비하는 낮의 기억들에게 가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 아침이 다시 오면 또 다른 녀석들이 나를 다시 찾아올거라고 말하며 저의 곁을 떠나고 맙니다. 결국 떠나고야 마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저는 잠을 청합니다. 아침이 오면 또 다른 기억들이 나를 찾아올거라는 희망에 부푼채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