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의 출현으로 전자기기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마트"를 사회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월초 How To Live Smart 캠페인을 중심으로 스마트라는 단어 선점에 나서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김연아를 내세운 하우젠 에어컨 광고 속에서 Smart와 Stupid를 비교하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스마트로 굳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나 Stupid와 Smart의 비교는 선례가 존재한다. 그것도 삼성전자와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만든 캠페인 말이다.
그 선례는 바로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 그들도 작년 한 해동안 자신들은 Smart가 되느니 차라리 Stupid가 되겠다고 외친 바 있다.
똑같은 Stupid vs. Smart의 프레임이지만 두 회사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 참 재미있다.
'스마트에게는 뇌가, 스투피드에게는 X알이 있다'라는 도발적인 카피. 스마트를 '지능' 혹은 '머리'에, 스투피드를 '용기'에 비유했다.
우선 Diesel의 Be Stupid를 보자. 저번에도 Katy Perry의 Teenage Dream 뮤직비디오 관련 포스트(
바로가기)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이 캠페인은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없이 Smart해질 바에는 너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Stupid가 되라고 말한다. 재치있고 감각적인 섹스어필의 이미지와 함께. Stupid라는 단어는 분명 "멍청이, 어리석은" 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해석되지만 Diesel은 자신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Stupid라는 단어에 투영시켜 "반항", "저항", "개성" 등, 타겟인 젊은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담이지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하면, Stupid는 라틴어 Stupidus 에서 온 말로
<놀라운 일을 당해서 어리둥절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스투피드란 모든 것에 경의로움을 느끼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란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의 하우젠 캠페인은 두 단어를 사전적인 의미로 비교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야기와 맥락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반면에 삼성 하우젠 Don't Worry. Be Smart. 캠페인을 보자. 기존의 에어컨 제품들을 Stupid, 새로 나온 하우젠 에어컨을 Smart로 표현하고 있다. 모바일과 TV도 모자라서 에어컨 제품에 까지 Smart라는 단어가 붙은 것도 웃기지만, Smart라는 단어에서 브랜드가 가지는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기 보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단순히 갖다붙인 것에 불과하다. 과연 전자제품 카테고리에서 Smart라는 단어가 얼마나 남용되어서 그 단물이 빠져야 이러한 모습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물론 Diesel과 삼성전자는 애초에 타겟이 다르고 만드는 제품의 카테고리도 다르니 직접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 캠페인 속 키워드에서 브랜드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뽑아내는 측면에서 봤을때, 나는 Diesel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분명 이번 하우젠의 광고를 보고 나서 아래의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을 본다면, 두 회사가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명확하게 비교될 수 있을 것 같다.
SMART HAS THE PLANS, STUPID HAS THE STORIES.
(스마트에게는 계획이 있지만, 스투피드에게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