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2011. 10. 5. 16:28
 오늘 새벽(한국시간 새벽 2시경) 드디어 애플이 넥스트 아이폰인 아이폰4s를 세상에 발표했다. 4s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폰4와 동일한 디자인에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발표 직후 사람들, 특히 한국 내 반응은 혹평 일색이다. 4s에 "S"가 Speed의 약자가 아닌 Sorry나 for Samsung이라는 유머가 나왔을 정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처럼 새로운 아이폰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을까?


 - 사람들의 생각을 비슷하게 만들기 시작한 뉴미디어
 이미 넥스트 아이폰이 출시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은 아이폰5라는 모델명을 붙이고 디자인과 스펙과 제품의 개념에 관한 예측을 쏟아냈다. 그 속에는 수많은 테크 관련 매체들과 자칭 혹은 타칭 전문가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은 애플의 신제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기름을 부었고, 애플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애플이 인터넷과 소셜웹 상에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5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겼고, 그 기대감 만큼 사람들이 디자인에 있어서 전혀 변한 것이 없는 아이폰4s에 큰 실망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소셜웹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혔지만, 이 또한 매체로써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이다. 결국 이번 아이폰4s 스페셜 이벤트와 관련된 분위기를 보면 소셜웹상의 분위기도 새로운 권위자들과 권력자들의 생각에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최근 애플은 잡스의 갑작스런 CEO 사임으로 팀 쿡을 새 CEO로 임명하였다. 지금까지 애플이 큰 성공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자산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도 아니요 혁신적인 디자인도 아니다. 물론 이 요소들도 큰 성공 요인이지만 그 모든 성공 요인들을 아우르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 자신이다. 그의 카리스마는 애플과 동일시 되어왔으며 그는 한 입 베어물은 사과 로고와 함께 애플의 가장 강력한 심볼이었다. 하지만 그가 사임한 뒤 첫 스페셜 이벤트인 이번 아이폰4s 발표 현장에는 팀 쿡과 이하 사장단만이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이번 이벤트에서 잡스가 등장하기를 기대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애플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 듯 하다. 어차피 잡스도 사람이며 그가 영원히 애플에 남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잡스 체제에서 팀 쿡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는 애플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번 팀 쿡의 키노트는 잡스터럼 카리스마 넘치고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지만, 차분하며 부드러운 팀 쿡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캇 포스털, 필 쉴러와 같은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서 발표를 하며 팀웍을 강조했다는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사람들이 기대했던 잡스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 발표한 아이폰4s에 대한 평가도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  애플의 무기 중 하나였던 '신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독이될 수도 있다
 애플은 특별히 제품에 관련된 프로모션이나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왔다. 오히려 애플의 컬트적 성격은 많은 애플교 신도들을 만들어 냈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애플의 영업사원이 되어왔다. 그들이 생산해내는 애플 관련 정보들과 예측, 관련 콘텐츠들은 소셜웹과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항상 신제품의 발표 전에는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애플은 어김없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핀트가 어긋난 듯하다. 사람들의 기대감을 연료로 애플이라는 로켓은 큰 추진력을 발휘해왔지만 이번에는 연료를 가득 채운 채 미처 점화를 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이점은 애플이라는 컬트브랜드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누려왔던 사람들의 애플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컸고, 사람들의 큰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그 기대감을 채우지 못한다면 애플도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4s는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그 사실보다는 애플이 아이폰4s로 사람들의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아이폰4s는 분명 혁신적인 제품이다. 아이폰4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지만, 진화된 음성인식(이라 쓰고 인공지능의 기초단계라 읽는다)기능인 Siri와 개선된 카메라, 다양한 통신모듈의 통합지원, iOS5, iCloud 등을 가진 전혀 다른 모델인 것이다. 물론 지금의 시장 상황이 같은 업그레이드 모델인 아이폰3Gs 때와는 다르긴 하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더 나은 스펙의 안드로이드폰들이 존재하고, 모바일 시장이 다양한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묵묵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갈 것이다. 잡스가 떠나기 전에 심어놓고 간 혁신의 DNA를 간직한 채로 말이다. 우리는 애플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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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2011. 9. 27. 11:08
 트렌드는 주로 파시즘적 성격을 갖는다. 특히 미디어의 발달은 트렌드를 하나의 전체주의적 존재로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특히 패션(fashion) 분야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TV와 패션잡지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동경하는 연예인들이 입고 나온 티셔츠 쪼가리나 팔찌 하나에도 열광을 해왔다. 심지어는 90년대 중반 한 탈옥수가 자신의 검거 현장에서 입었던 이탈리아 브랜드의 티셔츠는 그것의 짝퉁이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일도 있었다. 또한 미국에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스타들의 파파라치 샷을 통해 많은 트렌드가 퍼져나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연예인들의 공항패션이 하나의 패션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권력자(브랜드, 패션계 인사들, 그리고 연예인들)의 생각은 미디어를 통해 여전히 일방적으로 대중들에게 전달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할리우드 여배우 밀라 쿠니스(Mila Kunis)가 커피빈 컵을 들고 포착된 모습.

 최근에 미국에서는 커피전문점인 커피빈(The Coffee Bean & The Tea Leaf)의 일회용컵이 패션 악세사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린지 로한이나 밀라 쿠니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커피빈 컵을 들고 커피빈 출입문 앞이나 LA 다운타운에서 포착된 파파라치 샷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즉, 그들이 미디어에서 들고 등장하는 에르메스 버킨백과 커피빈의 일회용 컵은 패션 악세사리로서 대중들에게 동일시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파파라치 샷들이 예전에는 잡지와 TV 가십 프로그램에서나 소개될법한 콘텐츠였겠지만 이제는 SNS라는 뉴 미디어와 소셜웹을 통해 대중들이 이 내용을 공유하고 빠르게 퍼뜨리고 있다는 점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혹자들은 소셜웹과 SNS의 대중화가 트렌드의 속성을 수직적인 것에서 수평적인 것으로 바꿔놓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트렌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트렌드는 여전히 콧대가 높고, 위압적이며, 우리에게 권력자의 생각과 의견을 강요하는 도구이자 그 핵심 내용일 뿐이다. 한낱 종이컵에 불과한 커피빈 컵이 대중들이 자신을 도시적이며, 이지적이고, 살아있으며,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았다고 느끼도록 하는 힘은 결국 트렌드의 권력적인 속성에 있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제시하는 모드(mode)대로 옷을 입고 이 컵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면 그곳이 바로 멜로즈(Melrose)고 로데오거리(Rodeo Drive)라고 강요하고 우리는 그것을 동경하고 따른다. 이처럼 미디어의 형태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계속 변한다 할지라도 결국 트렌드는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남들에게 뒤쳐지면 어쩌지'라는 현대 대중들의 마음 속 공포를 이용한 전체주의적 권력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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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2011. 9. 1. 18:16
이것저것 좋은 의미를 한껏 담아 공들여 만든 이름보다는 발음하기 쉽고 부르기 편한 이름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든 사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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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2011. 6. 11. 15:54
 사람들은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와 일생동안 뇌에 입력시킨 심상을 통해 브랜드와 인터랙션을 만든다. 브랜드와 마케터는 사람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고, 결국은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브랜드 중 대부분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일부 브랜드들 만이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

 애플, 루이뷔통, 나이키... 이 브랜드를 보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떠오르는가. 물론 이 브랜드들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브랜드들을 사랑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 브랜드들을 사랑할까. 왜 이들이 만들어내는 많은 것들에 깊은 감정적 교감을 만들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최근 재밌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애플이 사람들의 뇌 속에서 종교적 체험을 했을 때와 유사한 반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한 뇌신경학 연구팀이 MRI 스캐닝을 통해 코벤트 가든의 애플스토어에서 섭외한 애플의 한 열성적 팬의 뇌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피실험자의 뇌 속에서 종교적 이미지를 떠올릴 때와 같은 부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사람의 종교가 "애플"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러고보니 애플과 종교는 유사한 점이 많은 듯 하다. 카리스마 가득한 신적인 인물이 있고, 그에 관련된 수많은 복음(?)들, 그리고 맹목적이고 열성적인 신자들까지. 연구팀은 이 결과를 가지고 버킹엄의 주교에게 설명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애플은 많은 종교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돌로 된 바닥, 제단과 비슷한 제품 진열대, 아치 모양의 창문 등 종교에서 흔히 보이는 상징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지닌다. 브랜드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종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브랜드 자신만이 가지는 일관되고 심지 곧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철학을 바탕으로 매혹적인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것들을 활용해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CEO)가 사람들과 영적인 교감을 나눈다. 일단 브랜드가 종교의 반열에 오르면 분명 그 아성이 깨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종교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브랜드 매니저나 마케터가 되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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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2011. 5. 22. 17:35
 최근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의 출현으로 전자기기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마트"를 사회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월초 How To Live Smart 캠페인을 중심으로 스마트라는 단어 선점에 나서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김연아를 내세운 하우젠 에어컨 광고 속에서 Smart와 Stupid를 비교하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스마트로 굳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나 Stupid와 Smart의 비교는 선례가 존재한다. 그것도 삼성전자와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만든 캠페인 말이다. 

 그 선례는 바로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 그들도 작년 한 해동안 자신들은 Smart가 되느니 차라리 Stupid가 되겠다고 외친 바 있다. 똑같은 Stupid vs. Smart의 프레임이지만 두 회사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 참 재미있다

'스마트에게는 뇌가, 스투피드에게는 X알이 있다'라는 도발적인 카피. 스마트를 '지능' 혹은 '머리'에, 스투피드를 '용기'에 비유했다.

 우선 Diesel의 Be Stupid를 보자. 저번에도 Katy Perry의 Teenage Dream 뮤직비디오 관련 포스트(바로가기)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이 캠페인은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없이 Smart해질 바에는 너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Stupid가 되라고 말한다. 재치있고 감각적인 섹스어필의 이미지와 함께. Stupid라는 단어는 분명 "멍청이, 어리석은" 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해석되지만 Diesel은 자신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Stupid라는 단어에 투영시켜 "반항", "저항", "개성" 등, 타겟인 젊은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담이지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하면, Stupid는 라틴어 Stupidus 에서 온 말로 <놀라운 일을 당해서 어리둥절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스투피드란 모든 것에 경의로움을 느끼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란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의 하우젠 캠페인은 두 단어를 사전적인 의미로 비교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야기와 맥락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반면에 삼성 하우젠 Don't Worry. Be Smart. 캠페인을 보자. 기존의 에어컨 제품들을 Stupid, 새로 나온 하우젠 에어컨을 Smart로 표현하고 있다. 모바일과 TV도 모자라서 에어컨 제품에 까지 Smart라는 단어가 붙은 것도 웃기지만, Smart라는 단어에서 브랜드가 가지는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기 보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단순히 갖다붙인 것에 불과하다. 과연 전자제품 카테고리에서 Smart라는 단어가 얼마나 남용되어서 그 단물이 빠져야 이러한 모습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물론 Diesel과 삼성전자는 애초에 타겟이 다르고 만드는 제품의 카테고리도 다르니 직접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 캠페인 속 키워드에서 브랜드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뽑아내는 측면에서 봤을때, 나는 Diesel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분명 이번 하우젠의 광고를 보고 나서 아래의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을 본다면, 두 회사가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명확하게 비교될 수 있을 것 같다. 

SMART HAS THE PLANS, STUPID HAS THE STORIES.
(스마트에게는 계획이 있지만, 스투피드에게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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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2011. 4. 22. 22:31
 현재 미국 팝씬의 최고 유망주이자 블루칩인 Katy Perry. 최근 그녀는 그녀의 앨범 Teenage Dream에서 무려 4곡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곡이 배출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 곡 중 하나가 바로 앨범과 동명 타이틀 싱글인 Teenage Dream이다. 굉장히 특이한 것이 그녀는 목회자의 딸로 태어나 자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그녀가 하는 음악은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유쾌하다는 점이다. 강렬한 락적인 기타리프를 사용하고, 가사와 뮤직비디오에는 성적인 표현과 은유가 가득 들어있다. Teenage Dream의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인데 이 뮤직비디오에서 최고의 PPL 광고를 발견했다.
 

같은 앨범의 1위 싱글 California Gurls의 촬영 장면. 이 이미지만 봐도 섹스와 유머의 절묘한 조화와 유쾌한 은유가 넘친다.

작년 최고의 화제를 불렀던 디젤의 Be Stupid. 캠페인 중 하나. Katy Perry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이 뮤직비디오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10대 소녀(그녀는 물론 Katy Perry이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일탈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음악의 분위기와 딱 맞게 뮤직비디오도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고 역시 섹슈얼리티가 등장한다. 내가 주목했던 PPL은 두 남녀 주인공의 모텔씬이다. 두 주인공은 내내 디젤(Diesel)사의 청바지를 입고 있는데, 모텔씬에서 사랑을 나누는 과정에 Katy Perry가 입은 청바지의 디젤의 로고가 클로즈업 된다. 평소 디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바로 섹슈얼리티와 유머가 아니던가. 작년 Be Stupid 캠페인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디젤은 역시 자신들이 어떤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 속 Katy Perry가 디젤 청바지를 벗는 순간의 디젤 로고의 노출은 그녀가 평소 가지고 있던 섹시함과 유쾌한 이미지와 디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절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순간이다. 게다가 노래의 제목까지도 Teenage Dream이라니!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PPL과 셀렙을 활용한 광고, 마케팅이 매우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완벽한 것을 본 적이 없다.

모텔씬에서 Katy Perry가 디젤 청바지를 벗는 장면. 디젤의 로고가 선명하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브랜드와 제품의 마케팅을 위해 PPL을 활용 할 경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콘텐츠와 도구들을 활용하기를 바란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7인치 태블릿 PC를 귀에 대고 전화를 거는 짓이나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PPL은 단순히 콘텐츠 속에 제품과 브랜드를 노출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PPL이야 말로 브랜드와 매체가 될 콘텐츠 사이의 맥락(context)적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어쩄든 Teenage Dream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던 그 순간 내 망막에 인쇄되었던 디젤의 로고는 평생 잊을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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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2011. 1. 1. 21:12
 요즘은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스마트폰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마케팅 활동에 한 도구로써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인데 오늘 소개할 마케팅 앱의 주인공은 바로 영국의 자존심 Aston Martin이다.

 브랜드는 모바일을 채널로 마케팅 활동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선택사항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에서 다른 앱을 매체로 활용해서 광고를 할 것인가, 혹은 자체 브랜드의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앱을 제공할 것인가. 두 가지 모두 많은 브랜드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전자는 주로 유통,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등 저관여 브랜드가 많이 선택하고, 후자는 패션, 자동차, 스포츠용품 등의 고관여 브랜드가 많이 선택하고 있다. BMW의 MINI는 자사의 차량내 시스템과 연동되는 앱을 제공하고 있는 중이고, BMW는 iPad용 인터랙티브 잡지 앱을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자체 앱을 개발하면 매체가 되는 앱의 내용이나 분위기와 광고를 맞출 필요도 없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정보, 컨텐츠 등을 그에 맞는 UI와 UX로 타겟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ston Martin도 지금 소개할 앱인 Aston Martin Explore(다운로드)을 통해서 그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우선 앱을 처음 실행하면 앱이 로딩하는 동안 자신의 차량에 엔진 스타트 버튼이 화면에 나타나고 실제 차량의 시동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는 특유의 외형 디자인 뿐만 아니라 소리와 승차감 등 모든 감각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데 이 부분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메인 메뉴에 들어가면 비디오와 차량의 사진을 제공하고 브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이 내용들을 소셜네트위크 상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재밌는 부분은 Ignition과 Accelerator이다. 


 Ignition을 눌러보면 아까 첫화면에 나온 엔진 스타트 버튼의 그래픽이 나오고 그것을 터치하면 시동을 켜고 꺼볼 수 있다. Aston Martin의 대표 모델인 DBS의 시동을 걸 때 실제로 나는 엔진음이라고 한다. 또한 Accelerator에 들어가면 DBS의 RPM 계기판 그래픽이 나오면서 시동이 걸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 아이폰을 실제 엑셀러레이터를 밟듯이 아래로 움직이면 그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기판이 움직이며 DBS의 멋진 엔진음이 들린다. 청각적인 브랜드 요소를 매우 잘 살린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것을 실행해 보니 진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브랜드 마케팅용 앱은 다른 게임이나 뉴스앱에 비해서 꾸준하게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설치해 보고 나서 그 안에 있는 컨텐츠들을 몇번 이용해 보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끈끈하게 연결되는 강렬한 체험을 제공한다면 마케팅 앱들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앱을 통해 브랜드를 간접 체험하고,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만든다면 이 앱들은 100% 이상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럭셔리 브랜드들이 의외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광고를 하는 이유는 더 많이 팔기 위함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객들을 부러워하고 우러러보게 만들기 위함이니까.
Posted by nonamenulln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