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2011. 6. 11. 01:29


최근 WWDC2011 키노트에서 등장한 iOS 5는 나에게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었다. 내가 받은 느낌은 다음과 같다.

1. 애플은 마치 iOS를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페라리처럼 발전시키고 있다. 

: 구현 가능한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넣지 않는다. 사용자를 고려해서 기능과 기능 사이, 그리고 기기와 OS사이, 혹은 개발자와 애플 사이의 밸런스를 맞춘다. 마치 스포츠카 엔진의 출력을 무조건 높이지 않고 다른 부분과 균형을 맞추며 조절하는 것처럼.

2. 기본 앱이 더욱 풍성해지면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  사진앱 내에서 사진 보정 기능과 To-do 기능을 넣은 Reminders는 기존에 존재하는 수많은 앱들을 본땄다. 이들을 어떻게 애플스럽게 구현하는지가 관건이겠지만 기본앱의 기능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다른 앱을 받을 필요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기본앱이 늘어난다고 해서 많은 앱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거나 인기가 시들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많은 기능들이 충족된다면 사용 기간이 오래되면 될 수록 사용자가 기본앱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기본앱을 늘리면서도 새로운 기능과 개념을 가진 앱이 계속 등장 할 수 있도록 개발자를 유도하는 것이 애플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3. iOS의 종착역은 MAC OS 일까.

: 둘은 이종간의 차이를 점점 좁혀가고 있다. 완전히 둘이 통합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둘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며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탑재되는 디바이스의 물리적인 차이와 사용자의 행동 패턴 등 수많은 걸림돌을 넘어서서 이 둘은 과연 하나가 될 것인가.

4. 결국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는 애플.

: 애플은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고, 작년 1월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Mobile Device Company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지난 6월 6일 애플은 하드웨어 컴퍼니에서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변신했다. 물론 하드웨어라는 그릇이 있어야 스포트웨어가 존재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번 키노트를 통해 애플은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거듭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축된 거대한 플랫폼 아래에 모든 디바이스들이 대동단결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iOS는 iCloud와 함께 그 중심에 서 있다.
Posted by nonamenullnil
테크2011. 5. 30. 12:53
 드디어 여름이다. 뜨거운 여름,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가거나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에는 운동하는 사용자를 위한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있는데, 최근 오랜만에 업데이트가 되면서 유료에서 무료로 풀린 NIKE+ GPS 앱은 피트니스 카테고리의 앱중에 가장 뛰어난 앱 중 하나이다.


 iOS에는 기본적으로 NIKE+를 장착하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나이키 매장이나 애플 매장에서 NIKE+ RFID 칩을 구매해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NIKE+ GPS는 아이폰의 GPS 모듈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NIKE+ 칩이나 그에 맞는 운동화를 따로 구매 할 필요가 없다. 


 이 앱은 기본적으로 거리와 시간을 중심으로 사용자의 운동량을 파악해 주며 GPS를 통해 실제 달린 코스를 지도에 표시해준다. 게다가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칼로리를 측정해주고 지도 위에는 페이스까지 나타내주니 정말 런닝을 위한 완벽한 앱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매우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기존 버전과 달라진 점, 재미있는 기능, 그리고 추가되었으면 하는 점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1. 달리는 도중 전화가 오면?

우리가 달리는 도중에 전화가 오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하지만 달리는 도중에 앱을 잠시 멈춰서 전화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계속 달리면서 전화를 받을 것인가는 새로운 버전에서 선택이 가능해졌다. 내가 상당히 원했던 부분인데 새로운 버전에서 이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기존의 버전에서는 달리는 도중에 전화가 오면 앱이 자동으로 정지되었다. 따라서 나처럼 앱을 멈추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 기능에 조금 불만이 있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Pause on Incoming Calls"를 활성화시키면 전화가 오는 경우 앱이 자동으로 중단된다.


 2. Power Song 기능

Power Song은 원래 처음부터 제공되었던 기능이다. Power Song이라 함은 순간적으로 힘이 나게 하는 음악을 선택해서 목록을 저장해 두었다가 그 노래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노래의 빠르기나 BPM, 그리고 분위기에 따라 달리는 페이스는 분명 달라진다. 예를 들면, 빠르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 조금 느리게 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응용하면 달릴 때 듣는 음악의 재생목록을 이용해서 자신의 러닝 페이스를 조절 할 수 있다. 그 때 쓸 수있는 기능이 바로 Power Song이다. 아래 그림처럼 Power Song에 내가 들으면 힘이 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음악을 지정한다. 그러면 달리는 도중에 화면에서 Power Song을 누르면 지정해둔 곡으로 바로 바뀌게 된다. 또한 시간이나 거리를 지정해두고 달리는 경우, 최종 목표지점의 30%정도가 남게 되면 "You almost set your goal. Keep it up!"이라는 보이스오버 멘트가 나오게 되는데 이 때 Power Song을 재생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경우에 그 박자에 내 보폭과 발을 내딛는 횟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내 페이스에 맞게 이 기능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욱 즐겁고 효율적인 운동이 될 것이다. 여담이지만 내 경험상 최고의 Power Song은 바로 UV의 "이태원 프리덤"이었다.


 3. 스포츠 스타들의 축하 메시지

매 러닝이 끝나면 내가 기존에 쌓아둔 기록과 비교해서 더 나아진 경우에 축하 메시지를 전달한다. 평소에는 리듬감 넘치는 흑형이 다양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데 종종 나이키의 모델인 스포츠 스타들이 축하를 해주기도 한다.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스포츠 스타의 메시지는 Dirk Nowitzki(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간판 스타)와 Lance Armstrong(고환암을 극복한 세계 최고의 사이클 선수)의 메시지였다. 비록 녹음된 것이긴 하지만 목표했던 러닝이 끝나고 이들이 축하를 해주면 기분이 상당히 좋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 선수들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과 스포츠 스타들 이외에도 다양한 셀러브리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노홍철의 목소리를 여기서 들을 수 있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그의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해 줄 수 있을테니까.

 
 4. SNS와의 연계, 그리고 이 앱 자체가 SNS가 될 수 있는 가능성

현재 이 앱도 트위터, 페이스북의 연동을 지원한다. 로그인 정보를 넣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성화시키면 내가 달린 내용과 도전하는 러닝의 목표를 친구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 그리고 그 게시물에 내 페이스북 친구가 라이크를 누르면 달리는 도중에 박수와 환호성을 들을 수 있다. 또한 내가 달린 기록을 NIKE RUNNING 홈페이지에 내 계정을 통해 저장한다. 그리고 앱 내에서 "Tag IT"이라는 친구들과의 연계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SNS의 연동이 내가 달린 내용을 Feed를 통해 전달하는 데에 그치는 점이 조금 아쉽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아이디를 통해 NIKE+ 서비스를 연동하고 그 친구들 중 이 앱을 사용하는 친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연결된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것 처럼, 연동된 친구들과 러닝방을 만들어서 함께 달릴 수 있다면. 함께 경쟁하며 달리거나 달린 전체 거리를 합쳐서 기록을 비교해 볼 수 있다면 NIKE+ GPS 앱 자체가 SNS로 발전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것을 만든 양반들이 나보다 훨씬 잘 알겠지만 말이다.

 
Posted by nonamenullnil
크리에이티브2011. 1. 1. 21:12
 요즘은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스마트폰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마케팅 활동에 한 도구로써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인데 오늘 소개할 마케팅 앱의 주인공은 바로 영국의 자존심 Aston Martin이다.

 브랜드는 모바일을 채널로 마케팅 활동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선택사항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에서 다른 앱을 매체로 활용해서 광고를 할 것인가, 혹은 자체 브랜드의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앱을 제공할 것인가. 두 가지 모두 많은 브랜드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전자는 주로 유통,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등 저관여 브랜드가 많이 선택하고, 후자는 패션, 자동차, 스포츠용품 등의 고관여 브랜드가 많이 선택하고 있다. BMW의 MINI는 자사의 차량내 시스템과 연동되는 앱을 제공하고 있는 중이고, BMW는 iPad용 인터랙티브 잡지 앱을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자체 앱을 개발하면 매체가 되는 앱의 내용이나 분위기와 광고를 맞출 필요도 없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정보, 컨텐츠 등을 그에 맞는 UI와 UX로 타겟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ston Martin도 지금 소개할 앱인 Aston Martin Explore(다운로드)을 통해서 그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우선 앱을 처음 실행하면 앱이 로딩하는 동안 자신의 차량에 엔진 스타트 버튼이 화면에 나타나고 실제 차량의 시동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는 특유의 외형 디자인 뿐만 아니라 소리와 승차감 등 모든 감각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데 이 부분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메인 메뉴에 들어가면 비디오와 차량의 사진을 제공하고 브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이 내용들을 소셜네트위크 상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재밌는 부분은 Ignition과 Accelerator이다. 


 Ignition을 눌러보면 아까 첫화면에 나온 엔진 스타트 버튼의 그래픽이 나오고 그것을 터치하면 시동을 켜고 꺼볼 수 있다. Aston Martin의 대표 모델인 DBS의 시동을 걸 때 실제로 나는 엔진음이라고 한다. 또한 Accelerator에 들어가면 DBS의 RPM 계기판 그래픽이 나오면서 시동이 걸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 아이폰을 실제 엑셀러레이터를 밟듯이 아래로 움직이면 그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기판이 움직이며 DBS의 멋진 엔진음이 들린다. 청각적인 브랜드 요소를 매우 잘 살린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것을 실행해 보니 진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브랜드 마케팅용 앱은 다른 게임이나 뉴스앱에 비해서 꾸준하게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설치해 보고 나서 그 안에 있는 컨텐츠들을 몇번 이용해 보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끈끈하게 연결되는 강렬한 체험을 제공한다면 마케팅 앱들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앱을 통해 브랜드를 간접 체험하고,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만든다면 이 앱들은 100% 이상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럭셔리 브랜드들이 의외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광고를 하는 이유는 더 많이 팔기 위함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객들을 부러워하고 우러러보게 만들기 위함이니까.
Posted by nonamenulln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