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2011. 10. 12. 10:58
 예약판매 수치로 아이폰4의 기록을 깬 아이폰4s가 일반에도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Siri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짓궂은 질문에도 무척이나 센스있는 대답을 하는 Siri에 사람들은 즐거운 모양이다. 결국 아이폰4s도 발표 당시의 혹평과는 달리 큰 성공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Siri는 애플이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을 발표하던 당시 소개했던 (이제는 우리에게 일상의 기술이 되어버린) 터치 인터페이스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방식의 음성인식 인터페이스이다. 애플이 발표한 소개 영상과 데모, 그리고 여러 매체에서 쏟아내는 Siri 체험 영상들을 종합해 볼때 Siri는 엄청난 물건으로 보인다. 사용자 입력 방식에 또 한번 혁명을 불러 올만한 Siri. 이 녀석이 애플TV와 만난다면 또 어떤 재밌는 것들이 탄생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1. Siri를 통해 목소리로 컨트롤하는 애플TV.

 
 애플TV가 제공하는 입력방식은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애플TV와 함께 들어있는 애플리모컨. 그리고 두번째는 iOS 기기를 통해 애플TV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Apple Remote 앱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는 전통적인 방식의 리모컨이고 사용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검색과 계정 로그인을 할 때 알파벳 입력에 있어서는 최악의 경험을 선사한다. 애플리모컨 자체가 버튼이 거의 없고 아주아주 기본적인 기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이 iOS 리모트 앱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iOS 애플 리모트 앱은 사실 맥OS의 iTunes를 제어하거나 보관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애플TV도 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애플TV 제어에 있어서는 쾌적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앱에 Siri가 들어간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소파에 앉아서 애플TV를 컨트롤 하기가 훨씬 더 편해질 것이다. 만약 내가 거실에서 아이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그것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Siri를 켜고 "Play this video on AppleTV."라는 명령을 내리면 에어플레이가 실행되면서 애플TV에 바로 동영상이 이어서 재생되는 것이다. 애플TV에 푹 빠져있는 나로서는 Siri를 처음 접했을 때 바로 이 장면이 떠올랐다. 목소리로 컨트롤 하는 애플TV. 만약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 대신에 Kinect를 인수했다면 모션 컨트롤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그들은 Siri를 통해 더 나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2. Genius + Siri.


 우리가 그 동안 대체로 잊고있던 애플의 숨은 무기가 있다. 그것이 바로 Genius다. Genius는 사용자가 iTunes와 iTunes 스토어를 통해 즐기는 음악, 영화, TV쇼 등 콘텐츠를 분석해서 그가 좋아 할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사용자의 iTunes 사용 내역을 수집하고 있다. 2011년 3월 기준으로 애플은 2억개 이상의 iTunes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이렇게 많은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보가 Siri와 결합된다면 애플TV 사용자들에게 각자에게 어울리거나 혹은 평소 즐기던 것과 관련된 콘텐츠를 바로 추천해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가령, 애플TV에서 영화 인셉션을 보다가 "Recommend me another movie to watch."라는 명령을 Siri에게 내리면 다크나이트와 같은 영화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결국 Genius와 Siri의 결합은 사용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애플과 협력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에게도 큰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두가지 외에도 애플TV에게 Siri는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내년에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이 달린 애플TV를 출시하는 것이 유력해 보이고, iOS의 점유율과 iOS 기기들의 판매상황을 고려해 볼때 Siri의 탄생은 혁명적인 변화의 순간이라 할 수도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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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2011. 9. 6. 15:29
 최근 스티브 잡스가 CEO에서 사임하고 그 동안 잡스를 도와 애플의 살림을 맡았던 팀 쿡이 후임 CEO로 부임했다. 기업 운영적인 측면에서 팀 쿡이 애플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팀 쿡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대신할 수 없는 잡스의 통찰력과 카리스마일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리더쉽을 요구받고 있는 애플의 새 CEO 팀 쿡에게 애플TV는 그의 능력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몇몇 소스에 의하면 애플이 2012년에는 현재의 셋탑박스 형태가 아닌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기존 TV 형태의 애플TV를 출시할 것이라고 한다. 애플은 그 동안 애플TV를 취미로 규정하며 기존 iTunes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에어플레이 기능을 활용해서 퍼스널 디바이스와의 시너지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TV 시장이 상당히 왜곡되어 있고, 애플이 TV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판을 다시 짜야지만 성공적으로 진입이 가능하다고 스티브 잡스가 그간 밝혀왔었다.

 미국에는 수많은 VOD 서비스와 셋톱박스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팔지만 각자의 방식과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기기를 가지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공중파 방송도 아직까지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애플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셋탑박스 형태의 애플TV와 스크린이 달린 기존 TV의 형태를 합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iTunes 계정의 수는 2억 2천만개가 넘고, iTunes로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의 종류와 양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애플TV에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인 Vimeo가 추가되기도 했다. 이는 애플이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늘리면서 동시에 자신이 판매하는 디바이스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콘텐츠에 통합적이면서도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iTunes Store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LCD 패널의 가격은 공급이 수요를 계속 초과하면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또한 애플이 스크린이 달린 애플TV를 출시할 가능성을 높혀주고 있다.
 
 현재까지 애플의 핵심 사업은 MAC에서 iPod으로, 그리고 iPod에서 iPhone, iPad로 넘어왔다. 그 과정에서 작은 부분으로 취급 받던 애플TV는 이제 애플의 TV 시장 진출과 함께 애플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물론 셋탑박스와는 다르게 스크린이 달린 TV는 교체 주기가 매우 길고 가격이 높기 때문에 애플이 iPhone 처럼 단기간에 급속도로 TV 시장을 재편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플이 내놓으면 시장과 사용자는 반응 할 것이고, 애플의 성공 여부와는 상관 없이 IT 분야에서 가장 변화가 적었던 TV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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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2011. 8. 3. 13:37
 어제 드디어 애플TV가 4.3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업데이트로 추가된 내용은 비록 두 가지 밖에는 되지 않지만 그 내용을 보면 애플TV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애플TV 4.3 업데이트 화면. 미국 동영상 서비스인 Vimeo 추가와 TV 프로그램 관련 추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애플TV 4.3의 업데이트 내용은 두 가지 이다. 첫번째는 iTunes Store에서 구매한 TV 프로그램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YouTube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사실은 많은 차이가 나지만) 동영상 서비스인 Vimeo를 추가한 내용이다. 그리고 업데이트 후 실제 사용을 해본 결과 펌웨어가 전체적으로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동영상을 시작하면 버퍼링을 오래 하거나 중간에 랙이 걸리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었는데 그런것이 완전히 사라진 느낌이다.

 그렇다면 이번 업데이트는 애플TV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이번 애플TV 업데이트는 iOS5와 iCloud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이들과의 시너지를 얻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애플TV의 스트리밍 서비스 지원은 애플TV 출시 당시부터 사람들이 원해왔던 기능이다. 이후 iCloud가 나오면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 마련되었다. 원래는 내가 iTunes Store에서 구매했던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는 내 맥을 켜고 홈공유를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애플TV로 봐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은 사용자가 구매한 콘텐츠는 iTunes 계정의 구매 내역을 통해서 iCloud와 연결해 스트리밍으로 애플TV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이는 애플이 앞서 발표한 iTunes Match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인다). 사실상 애플TV가 맥에 종속되던 것에서 미디어 허브로서 어느 정도는 독립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맥이 없으면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애플TV가 iOS 기기만 가지고 있어도 큰 효용성을 발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에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애플TV 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미 이전 업데이트에서 MLB.TV와 NBA 등의 서비스를 추가했고 이번에는 Vimeo까지 애플TV에 포함시켰다. 물론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혹은 콘텐츠와의 안배를 고려해 많은 수의 앱이나 서비스를 추가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나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유지하고 '에어플레이'를 통해 애플TV를 또 다른 스크린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애플TV 내에 서비스가 많아지고 복잡해지는 것은 TV라는 매체의 특성상 사용자의 태도와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자신들의 고객의 이용빈도가 높은 서비스이거나 정말 좋은 콘텐츠라면 그것들을 애플TV에 탑재하는 것을 고려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리고 어쩌면 iOS 자체가 애플TV 안으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스마트TV (별로 와닿는 단어는 아니지만) 시장에서 많은 제조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반면에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것은 애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애플이 자신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Mac OS와 iOS를 가지고 TV시장의 리더 자리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지금까지 '취미'로 위장해왔던 애플TV가 있다.
Posted by nonamenullnil
테크2011. 1. 29. 23:53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한다. 모든 역사는 '변화'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특히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된지 백년이 채 안된 IT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IT 분야가 그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기존에 더디게 변화해왔던 다른 분야에 까지 영향을 주는게 매우 당연해졌다. 음악 분야가 그 중 하나인데 현대 대중 음악의 역사는 에디슨의 축음기 발명 이후 음악을 담아내는 그릇인 '매체'의 변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음기로 시작해서, LP, 테이프, CD, MP3 등 간략하게 이야기 해도 이 정도이니 더 자세히 들어가보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오늘 간만에 웹서핑 중에 빌보드 차트를 보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우리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잠시나마 돌아보게 된 좋은 기회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빌보드의 로고

 우리가 20세기 까지는 음악,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팝음악을 찾고 감상 할 때 가장 신뢰하던 정보원은 바로 빌보드 차트였다. 빌보드 차트는 1936년 빌보드 매거진이 출간하면서 시작되었다. 빌보드 차트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차트인 Hot 100(바로가기)는 1958년도에 시작되었다. 방송 횟수와 음반 판매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차트는 21세기가 오기 전까지, 그러니까 1990년대 까지는 가장 신뢰받고 대중적으로 소비되던 음악 및 아티스트 순위표였다. 가장 가까운 과거인 90년대를 생각해 보면 Michael Jackson, Madonna, Boyz ll Men, Mariah Carey, Whitney Houston, Celine Dion, Babyface 등 수많은 아티스트가 뛰어난 음악성과 대중의 인기를 통해 빌보드 차트를 호령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신뢰를 받거나 대중적인 매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빌보드 매거진에 개제되는 빌보드 차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팝씬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바로미터였다. 1995년과 1996년에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스투멘이 "One Sweet Day"라는 노래로 세운 16주 연속 싱글차트 1위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아이튠즈 10의 아이콘 

 하지만 2000년 무렵부터 시작된 인터넷의 보급과 MP3의 등장을 위시한 음악 매체의 디지털화는 사람들이 음악을 소비하는 방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특히, 2001년 등장한 애플의 아이팟(iPod)은 함께 태어난 아이튠즈(iTunes)와 함께 음악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물리적인 앨범을 소비하던 사람들이 1999년에 시작된 MP3 공유 P2P 서비스인 냅스터(Napster)와 아이팟으로 상징되는 MP3 플레이어와 함께 무형의 디지털 음악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디지털 기기로 완벽히 넘어간 것은 아니었고, MP3를 구해서 씨디를 구워낸 다음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소비하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아이튠즈같은 경우는 당시에 CD를 굽는 기능이 빠져있어서 이를 싫어하는 사용자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또한 2000년 냅스터는 메탈리카, 마돈나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음반회사들에게 거액의 소송을 당하며 무료 MP3 공유의 확산이 약간 주춤하게 되었다. 하지만 음악 소비의 디지털화는 인터넷의 확산 때문에 필연적인 것이었고 애플은 이 개념을 자신의 서비스로 만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2003년 애플이 시작한 아이튠즈 스토어(iTunes Store)이다. 아이팟도 아이튠즈와 아이튠즈 스토어로 이어지는 하나의 선순환을 만들어가며 애플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게 된다. 현재는 아이튠즈 뿐만 아니라 수 많은 디지털 음악 서비스가 존재하며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디지털 음악을 소비한다.

아이튠즈 스토어의 메인 화면

 현재의 아이튠즈 스토어는 음악 뿐만 아니라 영화, TV쇼, 어플리케이션, 책, 팟캐스트 등 다양한 컨텐츠를 판매한다. 또한 각 컨텐츠의 판매량을 집계해서 사용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순위를 보여준다. 빌보트 차트가 전주의 판매량과 방송 횟수 등을 집계해 발표하는 것에 비하면 아이튠즈의 실시간 집계는 피부에 와닿는다. 간단히 비교를 해보자. 이번주 빌보드 차트 (1.30~2.5) Hot 100을 1위에서 7위까지 보면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신작 싱글 Grenade가 1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빌보드 차트(1.30 ~ 2.5) Hot 100 순위 

 다음은 아이튠즈 스토어 판매 차트(1월 29일 23시 현재)이다. 브루노 마스는 3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이튠즈 스토어에서도 브루노 마스의 싱글 Grenade가 1위였다. 하지만 새롭게 싱글을 발표한 핑크(Pink)에게 1위자리를 내주고 3위까지 내려왔다.

아이튠즈 스토어 판매 순위 (1월 19일 23시 현재)

 아무래도 실시간 판매량 집계이다보니 아이튠즈 스토어가 현재 인기가 높은 음악의 순위를 빠르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실시간 판매량 상위 10개 안에 들게 되면 아이튠즈 스토어 첫 페이지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판매량 증가에 더 탄력을 받는 혜택도 누린다. 하지만 라디오, TV 등 기존의 미디어에서 방송되는 횟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악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순위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디지털 음악의 최대 단점인 물리적 앨범과 감성적인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는 한계를 아이튠즈도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튠즈가 미국 내 최대의 음악 스토어가 된 것은 그 사용의 편리성과 iTunes LP, 음악 차트 등을 통해 기존의 아날로그 음악 소비의 요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보드 차트를 보고, 정보를 얻고, 오프라인 샵에서 음반을 구매하는 패턴은 아이튠즈 스토어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것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아직은 국내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정식 오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과 팟캐스트, iTunes U를 제외하면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전무하다. 어카운트 없는 미국 계정을 국내에서도 만들 수 있지만 미국 스토어에 우리나라 컨텐츠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부족한 점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튠즈에서 음악을 검색하고 구매하고 소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튠즈가 제공하는 판매량 정보가 약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악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정보로써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음악을 판매하고 카드 결제와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 판매가 공식화 되면 국내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음악 소비 방식이 대중화 될 것이다. 아니면 기존에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멜론, 벅스 등의 디지털 음악 서비스들도 컨텐츠의 다양화, 가격의 합리화(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 소비의 문화를 바꿔나가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이튠즈와 같은 훌륭한 국내 서비스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단순히 음악을 디지털로 변환해서 판매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Posted by nonamenullnil
테크2010. 12. 10. 21:33
 어제 개봉기에 이어서 사용기를 바로 올리게 되었다. 주말에 더 자세하게 파헤칠 예정이지만 오늘 시간이 남아서 Apple TV를 간단하게 사용해봤다. 사용해본 소감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이 제품이 국내에 정식 발매된 것이 아니고, iTunes Store에 국내컨텐츠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얼마나 활용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해본 결과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제품은 비닐에 싸여있고 바닥에는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에 관한 경고문이 적혀있다.


 제품을 싸고있는 비닐을 벗겨내면 제품 본체 옆면에 검은 테이프가 둘러져있다. 그 테이프를 벗겨내면 뒷면 포트들이 보인다. 본체 바닥에는 애플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전원케이블을 연결한 모습. 우리 집이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다 보니 110V 콘센트가 있어서 다른 어댑터 없이 전원 케이블을 바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구매한 HDMI 케이블을 TV와 함께 연결하면 설치는 끝이다. 제품 구성과 설치 방법이 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이것이 애플제품의 매력이 아니던가.


 Apple TV에는 전원버튼이 따로 없다. 그래서 전원 코드를 연결하면 바로 전원이 켜지고 전면 지시등에 불이 들어온다. 그 상태에서 HDMI 케이블을 연결했는데 애플로고만 화면에 보이고 동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집에 있는 PDP TV가 호환이 되지 않거나 성능이 떨어져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코드를 뽑았다가 다시 연결하니 Apple TV 초기화면이 나타났다. 모든 전자제품이 동작이 안될 경우에는 껐다켜보라는 간단한 진리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Apple TV 초기화면. Apple TV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 랜선(Ethernet)과 WiFi로 네트워크에 연결하게 된다. 


 설정 화면. 이 곳에서 네트워크 연결, 언어, 자녀를 위한 유해 콘텐츠 차단까지 모든 설정을 변경하고 제어할 수 있다.


 집에서 쓰는 WiFi 네크워크에 접속했더니 설정변경 성공 메시지가 나온다.


 네트워크에 연결 후 초기화면. Apple TV는 한글을 공식 언어로 지원한다. 설정에서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


 내 iTunes 계정을 가지고 홈공유 설정을 하는 장면. 같은 iTunes 계정으로 맥북과 아이폰, 아이패드, Apple TV를 홈공유로 연결해 놓으면 맥북에 있는 내 보관함에 들어있는 컨텐츠를 Apple TV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해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계정과 비밀번호 입력시 사용되는 키보드 인터페이스가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애플리모트로 몇번 조작하다 보면 금방 적응하게 된다.


 동영상 탭에서 "상영 중"을 선택하면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의 무료 트레일러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화질은 풀HD급으로 매우 우수하고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3초 안에 재생이 될 정도로 감상에 불편함이 없었다. 스크린샷에 있는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하게될 가수 Cher, Christina Aguilera 주연의 "Burlesque"이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서 Apple TV 상에서 영화사와 배급사에게 영화 홍보의 기회가 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른 iTunes Store가 활성화 되어서 국내 컨텐츠도 애플의 솔루션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동영상에는 iTunes Store에서 판매하거나 렌트하는 영화 컨텐츠를 모아놓고 있다. 베스트 동영상은 각 장르별 순위를 통해서 영화를 추천해 준다. 또한 장르와 검색기능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영화를 찾아서 감상할 수 있다. 영화는 최신작의 경우 $4.99 정도의 가격이다. 상영 중을 제외한 영화 컨텐츠와 TV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계정으로는 즐길 수 없다. 반드시 미국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에 iTunes Store가 정식으로 들어오지 못한 아쉬움이 또 드러나는 대목이다.


 베스트 동영상을 누르면 위의 화면이 나타난다. 화면 맨 위 배너에는 추천 영화들이 있고 그 아래로 판매순위와 신작, 장르별 순위 등의 기준으로 영화 컨텐츠를 배치해 준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인셉션을 눌렀더니 그 아래 사진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 미리보기를 누르면 트레일러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에 $4.99를 누르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아이콘 안에 Rent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30일 이내에 재생을 해야 하며, 한 번 재생을 시작하면 해당 컨텐츠를 48시간 이내에만 볼 수 있게 된다. Rent라는 개념을 어떻게 적용할지가 궁금했는데 감상할 수 있는 요일과 시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었다. 맨 오른쪽 "추가" 아이콘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사진이 나온다.


 추가 아이콘을 누르면 나오는 화면. 이 화면에서는 Rotten Tomato라는 영화 평점 사이트에 접속해서 영화의 평점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리스트와 감독의 이름이 나온다. 인셉션의 주인공인 디카프리오를 눌렀더니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오른쪽 화면에 나타난다. 사용자가 단순히 하나의 영화만 즐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출연 배우와 감독 등의 기준으로 연관 컨텐츠를 추천해 줌으로써 사용자가 더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메인 화면에서 동영상 오른쪽에 있는 TV 프로그램을 누르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장르별 검색이 가능하고 채널과 방송사별 구분도 가능하다. 요즘 최고로 잘나가는 TV 시리즈인 Glee를 눌러봤다. 각 에피소드별 미리보기가 지원되고 에피소드 당 가격은 $0.99로 적당했다.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Rent를 하게 되면 30일 이내에 재생을 해야 하고, 일단 재생을 하면 그 후 48시간 으로 감상 가능 시간이 제한된다.


 Glee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미리보기로 감상해 봤다. 화질은 풀HD급으로 최상의 품질을 보여줬다. 중간에 끊기거나 하는 일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 컴퓨터로 다운 받거나 케이블에서 보는 미드의 화질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달랐다. 컨텐츠의 품질이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충분해 보였다.


 "인터넷"에서는 Netflix를 통해 최신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또한 YouTube와 팟캐스트, MobileMe와의 연동, Flickr 계정으로 사진과 비디오 컨텐츠를 볼 수 있고 iTunes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라디오 컨텐츠를 청취할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는 로그인을 하면 내가 구독하는 채널과 즐겨찾기에 저장 해놓은 비디오 컨텐츠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YouTube에 들어가면 로그인을 하지 않고도 추천 동영상과 많이 본 동영상 등의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두번째 사진은 내 구글계정으로 로그인을 해서 즐겨찾기 된 동영상의 리스트를 확인하는 모습이다. 유튜브에는 짧은 동영상 위주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유튜브를 Apple TV의 주목적으로 활용하기는 좀 부족하다. 하지만 친구들과 모여있거나 할때는 재밌는 유튜브 동영상을 함께 감상하기 매우 좋아 보인다.


 iTunes 계정을 통해 "홈공유"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내 맥북에 있는 보관함이 "컴퓨터" 탭에 보이게 된다. 이 곳에서 내 맥북이나 아이맥의 보관함에 있는 컨텐츠를 원격으로 Apple TV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컴퓨터에 표시된 내 보관함을 누르면 맥 OS에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Front Row 앱과 똑같은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내 보관함에 있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맥과 iOS, 그리고 Apple TV까지 이어지는 놀라울 정도의 "일관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뿐만 아니라 내 iPhone, iPad, iPod에 있는 동영상을 iOS 4.2에 들어간 AirPlay 기능을 통해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박스에 함께 들어있는 애플 리모컨이 아닌 iOS 기기에 무료로 설치가 가능한 Apple Remote 앱(아이튠즈 바로가기)을 가지고 Apple TV를 조작할 수도 있다. 

 Apple TV는 Mac, iOS Device와 함께 훌륭한 "컨텐츠 허브"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제품이다. 게다가 가격도 $99로 매우 저렴하다. 내 경우에는 MacBookPro와 iPhone, iPad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Apple TV를 통해서 더 풍부하게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혹은 iTunes Ping과의 연동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점은 수요가 있다면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에서 애드온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직 iTunes Store가 국내에 정식 런칭을 하지 않았고, Netflix같은 서비스도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Apple TV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본 결과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 계정만 가지고 있으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 처럼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Apple TV가 어떤 것인지 궁금했거나, 구입 여부를 두고 망설였던 분들은 지체없이 구입해서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맥북이나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를 모두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5개로 강력 추천을 드린다.
Posted by nonamenulln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