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2011. 5. 22. 17:35
 최근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의 출현으로 전자기기 제조사를 중심으로 "스마트"를 사회의 화두로 던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월초 How To Live Smart 캠페인을 중심으로 스마트라는 단어 선점에 나서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김연아를 내세운 하우젠 에어컨 광고 속에서 Smart와 Stupid를 비교하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스마트로 굳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나 Stupid와 Smart의 비교는 선례가 존재한다. 그것도 삼성전자와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만든 캠페인 말이다. 

 그 선례는 바로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 그들도 작년 한 해동안 자신들은 Smart가 되느니 차라리 Stupid가 되겠다고 외친 바 있다. 똑같은 Stupid vs. Smart의 프레임이지만 두 회사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니 참 재미있다

'스마트에게는 뇌가, 스투피드에게는 X알이 있다'라는 도발적인 카피. 스마트를 '지능' 혹은 '머리'에, 스투피드를 '용기'에 비유했다.

 우선 Diesel의 Be Stupid를 보자. 저번에도 Katy Perry의 Teenage Dream 뮤직비디오 관련 포스트(바로가기)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이 캠페인은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없이 Smart해질 바에는 너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Stupid가 되라고 말한다. 재치있고 감각적인 섹스어필의 이미지와 함께. Stupid라는 단어는 분명 "멍청이, 어리석은" 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해석되지만 Diesel은 자신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Stupid라는 단어에 투영시켜 "반항", "저항", "개성" 등, 타겟인 젊은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담이지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하면, Stupid는 라틴어 Stupidus 에서 온 말로 <놀라운 일을 당해서 어리둥절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스투피드란 모든 것에 경의로움을 느끼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란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의 하우젠 캠페인은 두 단어를 사전적인 의미로 비교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야기와 맥락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반면에 삼성 하우젠 Don't Worry. Be Smart. 캠페인을 보자. 기존의 에어컨 제품들을 Stupid, 새로 나온 하우젠 에어컨을 Smart로 표현하고 있다. 모바일과 TV도 모자라서 에어컨 제품에 까지 Smart라는 단어가 붙은 것도 웃기지만, Smart라는 단어에서 브랜드가 가지는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기 보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단순히 갖다붙인 것에 불과하다. 과연 전자제품 카테고리에서 Smart라는 단어가 얼마나 남용되어서 그 단물이 빠져야 이러한 모습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물론 Diesel과 삼성전자는 애초에 타겟이 다르고 만드는 제품의 카테고리도 다르니 직접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 캠페인 속 키워드에서 브랜드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뽑아내는 측면에서 봤을때, 나는 Diesel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분명 이번 하우젠의 광고를 보고 나서 아래의 Diesel의 Be Stupid. 캠페인을 본다면, 두 회사가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명확하게 비교될 수 있을 것 같다. 

SMART HAS THE PLANS, STUPID HAS THE STORIES.
(스마트에게는 계획이 있지만, 스투피드에게는 이야기가 있다.)

 
Posted by nonamenullnil
테크2011. 5. 22. 13:35
 Apple TV 2세대가 출시된지도 벌써 반년이 넘게 흘렀다. 그 동안 iOS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며 Mac OS X과 함께 애플의 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반면에 아직까지도 Apple TV는 애플이 밝혔듯 '취미'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Apple TV가 스토리지가 없는 작은 셋톱박스에 불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직은 iTunes 스토어를 즐길 수 있는, 에어플레이를 통해 iOS 장비에 있는 미디어를 즐기는 가벼운 기기이지만 앞으로 Apple TV의 발전 방향은 애플의 사업 향방을 가늠 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일 것이다.

 우선 애플은 최근 많은 TV 관련 엔지니어들과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본격적인 TV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Apple TV가 지금처럼 셋톱박스의 형태가 아닌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진짜 TV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게 한다. 현재 전세계 TV 시장은  LG와 삼성이 소니와 함께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세 기업의 점유율은 약 46%). 하지만 향후에 애플이 TV 시장에 뛰어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애플이 Apple TV를 현재 삼성과 LG가 내놓고 있는 스마트TV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TV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매체이며 TV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는 그렇게 빠르게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TV를 통해 포테이토칩을 하나 들고 소파에 편안하게 누워서 패밀리 가이(Family Guy)를 보며 낄낄거리고 싶어 할 뿐이지, TV 화면을 분할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TV = 바보상자"라는 말이 바로 TV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정확히 표현해주는 표현이다. 또한 우리는 이미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접속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너무나도 많이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스마트TV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와도 그것으로 SNS와 어떤 사고가 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TV는 쌍방향 미디어 보다는 기존의 단방향 미디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결국 TV 제조사들도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와 미디어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그 성공 여부가 갈릴 수 밖에 없다. 거기에 그 콘텐츠들이 제조사 자신이 직접 보유한 플랫폼에 녹아 들어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가진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에는 iTunes가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는 수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나는 그 중 으뜸이 바로 iTunes라고 생각한다. iTunes를 중심으로 애플의 제품들이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리고 향후 디스플레이가 달려있는 Apple TV가 출시될 경우 iTunes를 중심으로 한 애플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적절히 녹아들어갈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애플 제품이 그러했던 것 처럼.


 결국 향후 Apple TV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TV 속에 현재 Apple TV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시 말하면, 미래의 Apple TV는 공중파 방송도 시청이 가능하거나 혹은 많은 유력 방송국과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고 "기존의 TV(디스플레이) + 현재 Apple TV"의 형태가 될 것이다. 이미 기존의 Apple TV에는 MLB.TV와 NBA까지 들어갔다. 이는 애플의 TV 시장 진출을 위해 방송 채널과의 협력이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기존의 iTunes에 추가적인 채널이 들어가고, 에어플레이가 더 많은 앱과 서비스 (예를 들어, 키노트나 잡지 앱 등)에 까지 사용이 가능해진다면 미래의 Apple TV는 TV 시장의 판도를 바꿀만 한 제품이 될 것이다. 삼성과 LG도 향후 TV 시장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3D TV 기술표준과 카테고리 선점을 위한 광고와 마케팅에만 집중 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미디어를 확보하고 이를 TV 사용자가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Posted by nonamenulln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