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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22 내사랑 버즈(Buzz Lightyear)와 추억의 갈무리
비망록2011. 2. 22. 22:46

 내가 가장 애정하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그 중에서도 나는 피자플래닛의 세눈박이 외계인과 스페이스 레인저 버즈를 가장 좋아한다. 작년 여름, 토이스토리는 3번째 시리즈를 끝으로 영원히 우리의 가슴 속에만 남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 후반인 지금까지 나의 가슴 속에 깊게 남아있는 이 장난감들과의 추억은 가장 기분 좋은 기억 중 하나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토이스토리를 좋아하면서도 실제 그 장난감들을 사서 가지고 놀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나이를 10년 더 먹고 나니 이제는 얼굴이 두꺼워져서 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인지 이 녀석들을 실제로 가지고 싶어졌다. 이러한 나의 바람을 동생이 눈치챘는지 3개월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버즈 장난감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동생에게 선물받은 나의 버즈. 열심히 레이저를 쏘고 있다.

 가격으로 치면 CD 한 장 값에 키도 15cm 정도밖에 안되는 녀석이다. 움직임도 다리를 제외하고는 고정되어 있고 아마도 악당들을 향해 레이저를 쏘고 있는 것 같다. 동생에게 이 녀석을 받자마자 뜯어서 책상위에 올려놓았는데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다. 동생 말로는 버즈 중에서도 키는 50cm 정도에 모든 관절이 움직이고 버튼을 누르면 토이스토리3에서 버즈가 선보였던 스페인어 대사까지 치는 녀석이 있다고 했다. 가격도 $100가 넘어가고 크기도 커서 동생에게 부탁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만날 스크린에서만 보던 버즈가 내 책상위에서 레이저를 쏘고 있다니 참 흐뭇하다. 

나의 버즈의 발바닥에는 영화 속 버즈에게 있는 -ANDY-가 없다.

 그러나 내 사랑스러운 '싸구려 버즈'에게도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발바닥에 '-ANDY-'라는 표시가 없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보면 카우보이 우디(Woody)와 버즈의 발바닥에는 그들의 주인인 Andy의 이름이 써있다. 하지만 저렴한 녀석이라 그런지 내 버즈에는 그 것이 적혀있지 않다. 나의 버즈가 완벽하게 버즈를 재연한 제품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으라는 제작자의 배려라고 생각해 보니 이 녀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조만간 시간이 나면 이 녀석의 발바닥에 내 이름을 써 넣어야겠다. 지난 토이스토리의 이야기와 나의 유년시절 추억을 더듬어 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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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namenulln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