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길에 동네 친구를 만나 맥주를 곁들이며 '트라우마'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왜 우리는 이미 아물어버린 상처에 힘들어 하는가. 과거의 트라우마, 혹은 아픈 기억에 대한 상처는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마련이다. 하지만 상처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지나간 사랑의 흔적들을 삶 속에서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함께 떠올린다. 결국 트라우마는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밖에, 즉 시간과 실재라는 공간에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트라우마라는 것이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매우 무거워졌다. 그리고는 서로 아무 말없이 앞에 놓인 맥주를 들이켰다.
Velocity. 속도. 에너지와 방향. 디지털 시대의 광고(정확히 말하면 Business)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AKQA의 Ajaz Ahmed와 Nike Digital Sport 부사장인 Stefan Olander가 그들의 철학에 대해 들려준다. 이 책은 마케팅 서적이 아니다. 고대 선사들의 일문일답과 비슷한 형식을 지닌 하나의 철학서에 가깝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주옥같은 명언들이 넘쳐나고,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법칙 별로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문장을 소개하고 얻어낸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책에 대한 추가 정보는 Velocitylaws.com 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1. Smith & Wesson Beats Four Aces
Which is why interesting Velocity is about understanding technology but not worshipping it, and about making the most of the data without becoming enslaved by it.
세상은 급변한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또 사라진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와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숭배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리는 기술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지배하며 이를 이용 할 줄 알아야 한다.
2. It's Easier Done Than Said
Charlie Denson, President of the Nike Brand, has a saying:
'At Nike we have the patience of a two-year-old and the memory of an eighty-year-old.' He always encourages us to get going. Fast.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기술의 탄생 속에서 말로만 외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당장 실행해야 한다. '하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우리는 두살박이 어린 아이의 참을성과 80세 노인의 기억력을 가져야 한다. 빠르게 시도하고, 그 결과가 실패이든 성공이든 빨리 잊어야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3. The Best Advertising Isn't Advertising
The goal is to create connections with our customers and earn their loyalty by serving them.
부수적인 것은 잊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최고의 광고는 광고가 아니다. 우리는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의 커넥션을 창조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나이키는 광고를 만들지 않는다. 나이키는 놀라움을 창조한다.(Nike does not creates advertising. Nike creates WONDER.)
4. Convenient Is The Enemy Of Right
However singular and straightforward your references or inspirations, innovation is inconvenient because it's hard work.
세상에 모든 편한 것들은 우리를 망친다. 반면에 불편한 것들은 우리에게 큰 깨달음과 가르침을 준다. 때로는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기도 한다. 고통이 수반되지 않은 결과물은 쉽게 무너진다. 우리의 영감이나 지식들이 아무리 대단한 것이라 하더라도, 혁신은 불편한 것이다. 왜냐하면 혁신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삶을 쉽고 재밌게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터프한 일이다. 가치있는 것은 쉽게 오지 않는다.
5. Respect Human Nature
Which means businesses that you can view things through a lens of humanity are more likely to be more successful.
콘텐츠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느낌(vibe)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콘텐츠는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반면에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바로 느낌이다. 기계적인 방식으로 디지털에 접근해서는 안된다. 인간애와 휴머니즘이 필요하다.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Velocity는 기술에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이야 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6. No Good Joke Survives A Committee Of Six
It's about making the right decision rather than the most popular one.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당당히 반대할 수 있는 두둑한 배짱을 가져야 한다. 사실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리되 우리의 신념과 직관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가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다수결은 정답이 아니다.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옳은 결정을 위해서는 잘못된 것들과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
7. Have A Purpose Larger Than Yourself
Dream in widescreen, then push on in pixels.
평범함에서 벗어나 더 거대한 가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기회는 무한하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과 위험을 감수하도록 용기를 주는 환경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 매우 큰 원동력이 된다. 누구도 상상 할 수 없는 방법과 빠르기로 세상은 변하고 있다. 대담하게 도전하는 자가 승리한다. 우리는 와이드스크린에서 꿈꾸고, 픽셀에서 정진해야 한다.
이상 7가지 Velocity 법칙으로 부터 내가 얻어낸 것들을 소개했다. 여기에 추가로 8번째 법칙은 아래와 같이 내가 정의 한다.
8. Just Rea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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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깊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꽤나 깊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는 그 틀 안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했다. 마치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처럼. 하지만 아니었다. 생각보다 나는 너를 깊게 사랑했던게 아니었다. 그리고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라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었으므로. 사랑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했던가. 만약 그 정의가 맞다면 나는 지금에 와서야 너를 진짜 사랑하게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너를 통해 나를 사랑하게 되었으므로. 마치 다시 태어난 듯.
우리는 첫인상이라는 시각적 착각적 망상적 도구를 통해 상대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첫인상은 뇌리에 깊게 박히게 마련이다. 때로는 전혀 닮지도 않은 연예인의 얼굴을 덮어 씌운다. 그리고는 연예인을 그/그녀와 동일시 한다.
우리는 상대의 본질적인 이미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첫인상이라는 자신만의 판타지를 만들 뿐이다. 우리는 상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궁극적으로 첫인상이라는 판타지는 자기애의 상징인 것이다. 내가 원하는, 내가 필요로하는 이미지를 덧씌운 첫인상이라는 이름의 판타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홀로 간직하는.
1. TV와 사용자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 TV를 볼 때, 그것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TV 화면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곤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부모님이 항상 TV에서 멀리 떨어지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이처럼 TV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전자기기 중 우리와 가장 먼 물리적 거리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매체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고, 콘텐츠의 형식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TV와 라디오는 물리적 거리와는 상관 없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콘텐츠 소비 도구였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이 각자 개인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 포스트 PC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랩탑과 데스크탑의 힘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우리는 점점 스마트폰과 태블릿처럼 개인화된 디바이스에 더 집중하고, TV보다는 이것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것의 TV의 미래 모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TV는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고, 우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TV앞에서 예전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지도 않으며, TV에 잘 집중하지도 않는다. 장-루이 가세가 자신의 글에서 근거로 제시한 다음의 도표를 보자.
많은 사용자들이 TV를 틀어놓고 딴짓을 한다. 그들은 TV를 배경음악 삼아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가지고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웹브라우징을 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글을 남기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는 TV에 많은 기능을 우겨넣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스마트TV에서 수십개의 복잡한 버튼과 쿼티자판이 달린 리모콘을 가지고 웹서핑과 트위터를 한다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없던 시대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은 넌센스다. 무조건 많은 기능과 어플리케이션을 TV에 때려 넣는다고 TV가 스마트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사용자들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되는 SNS, 콘텐츠, 앱 등을 쉽고 자연스럽게 TV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나을 것이다. 조금 극단적일 수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미래의 TV는 "모바일"이다.
2. 리모트 앱(Apple Remote App.)과 시리(Siri)
예전 포스팅에서도 썼지만, 내 생각에 애플TV의 핵심은 리모트 앱이다. 지금도 애플TV를 가지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리모트 앱은 무척이나 쓸모가 많다. 맥과도 자연스럽게 연동되기 때문에 같은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되어 있다면 i디바이스로 맥에 있는 아이튠즈와 애플TV를 원격으로 조종 할 수 있다. 만약 디스플레이가 달린 애플TV가 나온다면 리모트 앱의 활용도는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될 것이다. 특히, 시리(Siri)와 결합될 경우에는 흉측한 기존의 TV 리모컨들이 점차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르겠다. (참고: 인터페이스의 혁명 Siri, 그리고 애플TV)
3. 아이클라우드(iCloud)
현재 애플TV도 iCloud를 통해 포토스트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iCloud는 애플TV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유력 영화사,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애플이 계약하고 iCloud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리고 이것을 쉽고 심플한 UI로 구현한다면 TV를 구입하고 또 따로 케이블 채널에 가입해야 하는 복잡함이 사라지게 된다. 이는 애플TV 내에 채널과 영화사별로 각각의 앱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모든 것을 한 방에 해결할 수도 있다. 마치 2004년에 아이튠즈스토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4. 에어플레이(AirPlay)
에어플레이는 내가 보기에 지금도 애플TV의 핵심 기능이다. 그리고 미래의 애플TV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나는 종종 아이패드에 있는 뮤직비디오 앱인 VEVO를 틀고 음악을 감상한다. 그런데 VEVO가 에어플레이 기능을 지원하게 되어서 (아직 베타이긴 하다) 내가 보고싶은 뮤직비디오를 에어플레이를 통해 큰 화면에서 감상하고 있다. 또한 에어플레이 미러링을 활용하면 (이는 아이폰4S와 아이패드2 에서만 가능하다) 성난 새들을 TV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 에어플레이를 지원하는 iOS 앱이 늘어나고 에어플레이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나는 애플TV 내에 있는 기본 기능들을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는 iOS에 무비트레일러 앱까지 등장해서 사실상 애플TV 내에 있는 "상영중" 기능은 사실상 "중단중"이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집에 있으면 각자 자신의 아이폰에 있는 재밌는 동영상이나 음악들을 에어플레이를 이용해 애플TV에 띄워놓고 함께 감상하기도 하였다. 결국 우리는 TV 안에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모바일 기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과 즐기는 콘텐츠를 TV를 통해 "크게 보고싶어"하기를 원할 뿐인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에어플레이가 있다.
애플TV를 포함해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TV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가 무척 크다. 삼성과 LG 주도하에 스마트TV가 등장했고, 시장이 점점 뜨거워지기 직전이지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미래의 TV는 등장하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나와있는 스마트TV는 사람들이 수십년간 TV를 대해왔던 자세와 태도, TV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바일의 시대는 무르익어 가고 있으며, TV가 예전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미래의 TV는 "모바일"이다.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바로 TV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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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크린샷은 iOS5에서 바뀐 기본 음악 앱의 UI 디자인이다. 가운데 화면에 앨범 커버를 그리드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이전 버전과 동일하다. 반면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 양 사이드 부분에 원목 느낌의 테두리가 들어갔고, 상단에 컨트롤러 버튼들과 시그널, 볼륨컨트롤 버튼, 에어플레이 버튼이 금속의 느낌을 간직한 채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다. 마치 고급스럽고 오래된 오디오 세트를 연상시키는 감성적인 디자인이다. 그런데 나는 이 UI를 처음 보자마자 뭔가를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작년 말에 대림미술관에서 봤던 Dieter Rams가 디자인한 브라운(Braun)사의 1956년도 오디오 제품인 SK 4이다. 양쪽 사이드에 들어간 나무결의 테두리와 하얀색 바탕, 가지런히 놓인 채 자신을 컨트롤 해주기를 기다리는 조작노브들. 그리고 아날로그 느낌 충만한 빨간색 표시는 누가 봐도 디터 람스의 그것이라 말할 수 있다. 조니 아이브가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을 iOS5에서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을 사용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에서 제품 자체의 케이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는 사실 물리적인 형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소흘히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여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담겨있다면 우리는 그 제품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iOS5 음악 앱의 UI 디자인은 바로 그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디자인이 어떻게 하면 우리를 즐겁게 하고 제품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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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는 애플이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을 발표하던 당시 소개했던 (이제는 우리에게 일상의 기술이 되어버린) 터치 인터페이스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방식의 음성인식 인터페이스이다. 애플이 발표한 소개 영상과 데모, 그리고 여러 매체에서 쏟아내는 Siri 체험 영상들을 종합해 볼때 Siri는 엄청난 물건으로 보인다. 사용자 입력 방식에 또 한번 혁명을 불러 올만한 Siri. 이 녀석이 애플TV와 만난다면 또 어떤 재밌는 것들이 탄생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1. Siri를 통해 목소리로 컨트롤하는 애플TV.
애플TV가 제공하는 입력방식은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애플TV와 함께 들어있는 애플리모컨. 그리고 두번째는 iOS 기기를 통해 애플TV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Apple Remote 앱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는 전통적인 방식의 리모컨이고 사용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검색과 계정 로그인을 할 때 알파벳 입력에 있어서는 최악의 경험을 선사한다. 애플리모컨 자체가 버튼이 거의 없고 아주아주 기본적인 기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이 iOS 리모트 앱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iOS 애플 리모트 앱은 사실 맥OS의 iTunes를 제어하거나 보관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애플TV도 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애플TV 제어에 있어서는 쾌적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앱에 Siri가 들어간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소파에 앉아서 애플TV를 컨트롤 하기가 훨씬 더 편해질 것이다. 만약 내가 거실에서 아이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그것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Siri를 켜고 "Play this video on AppleTV."라는 명령을 내리면 에어플레이가 실행되면서 애플TV에 바로 동영상이 이어서 재생되는 것이다. 애플TV에 푹 빠져있는 나로서는 Siri를 처음 접했을 때 바로 이 장면이 떠올랐다. 목소리로 컨트롤 하는 애플TV. 만약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 대신에 Kinect를 인수했다면 모션 컨트롤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그들은 Siri를 통해 더 나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2. Genius + Siri.
우리가 그 동안 대체로 잊고있던 애플의 숨은 무기가 있다. 그것이 바로 Genius다. Genius는 사용자가 iTunes와 iTunes 스토어를 통해 즐기는 음악, 영화, TV쇼 등 콘텐츠를 분석해서 그가 좋아 할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사용자의 iTunes 사용 내역을 수집하고 있다. 2011년 3월 기준으로 애플은 2억개 이상의 iTunes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이렇게 많은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보가 Siri와 결합된다면 애플TV 사용자들에게 각자에게 어울리거나 혹은 평소 즐기던 것과 관련된 콘텐츠를 바로 추천해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가령, 애플TV에서 영화 인셉션을 보다가 "Recommend me another movie to watch."라는 명령을 Siri에게 내리면 다크나이트와 같은 영화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결국 Genius와 Siri의 결합은 사용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애플과 협력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에게도 큰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두가지 외에도 애플TV에게 Siri는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내년에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이 달린 애플TV를 출시하는 것이 유력해 보이고, iOS의 점유율과 iOS 기기들의 판매상황을 고려해 볼때 Siri의 탄생은 혁명적인 변화의 순간이라 할 수도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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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생각을 비슷하게 만들기 시작한 뉴미디어
이미 넥스트 아이폰이 출시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은 아이폰5라는 모델명을 붙이고 디자인과 스펙과 제품의 개념에 관한 예측을 쏟아냈다. 그 속에는 수많은 테크 관련 매체들과 자칭 혹은 타칭 전문가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은 애플의 신제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기름을 부었고, 애플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애플이 인터넷과 소셜웹 상에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5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겼고, 그 기대감 만큼 사람들이 디자인에 있어서 전혀 변한 것이 없는 아이폰4s에 큰 실망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소셜웹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혔지만, 이 또한 매체로써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이다. 결국 이번 아이폰4s 스페셜 이벤트와 관련된 분위기를 보면 소셜웹상의 분위기도 새로운 권위자들과 권력자들의 생각에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최근 애플은 잡스의 갑작스런 CEO 사임으로 팀 쿡을 새 CEO로 임명하였다. 지금까지 애플이 큰 성공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자산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도 아니요 혁신적인 디자인도 아니다. 물론 이 요소들도 큰 성공 요인이지만 그 모든 성공 요인들을 아우르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 자신이다. 그의 카리스마는 애플과 동일시 되어왔으며 그는 한 입 베어물은 사과 로고와 함께 애플의 가장 강력한 심볼이었다. 하지만 그가 사임한 뒤 첫 스페셜 이벤트인 이번 아이폰4s 발표 현장에는 팀 쿡과 이하 사장단만이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이번 이벤트에서 잡스가 등장하기를 기대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애플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 듯 하다. 어차피 잡스도 사람이며 그가 영원히 애플에 남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잡스 체제에서 팀 쿡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는 애플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번 팀 쿡의 키노트는 잡스터럼 카리스마 넘치고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지만, 차분하며 부드러운 팀 쿡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캇 포스털, 필 쉴러와 같은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서 발표를 하며 팀웍을 강조했다는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사람들이 기대했던 잡스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 발표한 아이폰4s에 대한 평가도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 애플의 무기 중 하나였던 '신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독이될 수도 있다
애플은 특별히 제품에 관련된 프로모션이나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왔다. 오히려 애플의 컬트적 성격은 많은 애플교 신도들을 만들어 냈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애플의 영업사원이 되어왔다. 그들이 생산해내는 애플 관련 정보들과 예측, 관련 콘텐츠들은 소셜웹과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항상 신제품의 발표 전에는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애플은 어김없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핀트가 어긋난 듯하다. 사람들의 기대감을 연료로 애플이라는 로켓은 큰 추진력을 발휘해왔지만 이번에는 연료를 가득 채운 채 미처 점화를 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이점은 애플이라는 컬트브랜드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누려왔던 사람들의 애플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컸고, 사람들의 큰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그 기대감을 채우지 못한다면 애플도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4s는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그 사실보다는 애플이 아이폰4s로 사람들의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아이폰4s는 분명 혁신적인 제품이다. 아이폰4의 껍데기를 가지고 있지만, 진화된 음성인식(이라 쓰고 인공지능의 기초단계라 읽는다)기능인 Siri와 개선된 카메라, 다양한 통신모듈의 통합지원, iOS5, iCloud 등을 가진 전혀 다른 모델인 것이다. 물론 지금의 시장 상황이 같은 업그레이드 모델인 아이폰3Gs 때와는 다르긴 하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더 나은 스펙의 안드로이드폰들이 존재하고, 모바일 시장이 다양한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묵묵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갈 것이다. 잡스가 떠나기 전에 심어놓고 간 혁신의 DNA를 간직한 채로 말이다. 우리는 애플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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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국에서는 커피전문점인 커피빈(The Coffee Bean & The Tea Leaf)의 일회용컵이 패션 악세사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린지 로한이나 밀라 쿠니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커피빈 컵을 들고 커피빈 출입문 앞이나 LA 다운타운에서 포착된 파파라치 샷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즉, 그들이 미디어에서 들고 등장하는 에르메스 버킨백과 커피빈의 일회용 컵은 패션 악세사리로서 대중들에게 동일시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파파라치 샷들이 예전에는 잡지와 TV 가십 프로그램에서나 소개될법한 콘텐츠였겠지만 이제는 SNS라는 뉴 미디어와 소셜웹을 통해 대중들이 이 내용을 공유하고 빠르게 퍼뜨리고 있다는 점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혹자들은 소셜웹과 SNS의 대중화가 트렌드의 속성을 수직적인 것에서 수평적인 것으로 바꿔놓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트렌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트렌드는 여전히 콧대가 높고, 위압적이며, 우리에게 권력자의 생각과 의견을 강요하는 도구이자 그 핵심 내용일 뿐이다. 한낱 종이컵에 불과한 커피빈 컵이 대중들이 자신을 도시적이며, 이지적이고, 살아있으며,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았다고 느끼도록 하는 힘은 결국 트렌드의 권력적인 속성에 있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제시하는 모드(mode)대로 옷을 입고 이 컵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다면 그곳이 바로 멜로즈(Melrose)고 로데오거리(Rodeo Drive)라고 강요하고 우리는 그것을 동경하고 따른다. 이처럼 미디어의 형태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계속 변한다 할지라도 결국 트렌드는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남들에게 뒤쳐지면 어쩌지'라는 현대 대중들의 마음 속 공포를 이용한 전체주의적 권력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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